RPG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스틸'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영어 뜻대로 무언가 훔쳐 간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단어인데 내가 치고 있는 몬스터를 누군가 공격할 때 '스틸한다'라고 표현합니다. 그런데 이 스틸이라는 단어를 아직도 사용하는게 맞는 걸까요? 아래에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스틸은 존재하는가



 1990년대 ~ 2000년 초반에 나온 온라인 게임들을 보면 닥사(닥치고 사냥)를 통해서 레벨을 올리는 게 대부분이었습니다. 사냥을 통해 레벨을 올리고 물욕템을 먹고 하는 오픈 필드 형태를 이루었는데 대표적인 게임으로 리니지나 메이플스토리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일단 스틸이 존재하는가에 대해서는 이러한 시스템을 가진 게임이 아직도 있는가를 봐야 하는데 아직도 이런 시스템의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으니 스틸이 존재하는 게 맞습니다. 아직은 말입니다.




게임의 방향이 바뀌었다


 누구나 인정하고 게임계에 엄청난 영향을 주고 있는 블리자드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라는 게임을 출시하게 됩니다. 이때부터인 것 같습니다. 레벨 업에서 사냥만을 요구하던 게임에서 퀘스트가 주를 이루는 시스템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때부터 스틸이라는 게 점점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대신 다른 개념의 스틸인 먹튀나 숟가락만 얹는 한입충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더해서 아이템 드랍도 인스턴트 던전과 저는 디아블로3에서 처음으로 접한 개별 드랍 시스템으로 스틸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스틸이란 소리가 들린다


 최근 나오는 게임들은 퀘스트 위주의 레벨링과 개별 드랍 시스템을 기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아직도 온라인 RPG 게임을 하면 스틸하지 말라는 소리가 들립니다. 스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한번 생각해 보셔야 합니다.

 이 몬스터를 혼자 잡아서 얼마나 경험치 이득을 보고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누군가 같이 때려줘서 얼마나 경험치 손해를 보고 얼마나 시간이 줄어드는지를 말입니다. 퀘스트 위주의 레벨링이라 후자 쪽이 훨씬 빠르게 잡고 다음 퀘스트로 넘어갈 수 있기 때문에 시간 대비 얻는 경험치가 더 높습니다. 물론 아이템 드랍도 개별 드랍이기 때문에 네가 먹으니 내가 먹으니 싸울 필요도 없습니다.





 

 사실 이 포스트를 쓰게 된 이유가 2018년 말이나 2019년 초쯤 오픈하게 될 로스트아크의 클로즈베타 테스트를 하면서 아직도 스틸이라는 단어를 쓰는 사람이 있다는데 놀라서입니다. 로스트아크는 트렌드에 맞게 퀘스트 위주의 레벨링, 개별 드랍 시스템을 채택했습니다. 지나가다 한대 툭 치고 가버리는 한입충들이 짜증은 날 수 있지만, 스틸이라는 개념은 없다는 걸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포스트를 보고 스틸이라는 말을 했다가 아재 취급받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며 이상 포스팅을 마칩니다.